본문 바로가기

강릉 맛집 피문어 허균 도문대작, 동해 피문어, 강릉 두루치기

2026. 4. 29. 댓글 개


명절 제사상에 문어 한 마리가 올라오는 집안이 있습니다. 저도 어릴 때 외갓집 차례상에서 그 커다란 문어를 보며 "왜 꼭 문어여야 해?"라고 속으로 의아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런데 직접 겪어보니, 그 의례에는 꽤 오래된 이유가 있었습니다. 조선 최고의 미식가가 그 맛을 기록으로 남겼을 만큼, 동해 피문어는 그냥 해산물이 아니었습니다.

허균이 유배지에서 그리워한 맛, 피문어

홍길동전의 저자 허균은 글만 쓴 사람이 아니었습니다. 그는 조선 팔도의 음식 100여 가지를 직접 맛보고 평가한 음식 품평서 '도문대작(屠門大嚼)'을 남겼습니다. 도문대작이란 "푸줏간 문 앞에서 입맛을 다신다"는 뜻으로, 쉽게 말해 먹고 싶은 음식을 눈앞에 두고도 손에 넣지 못해 안달하는 상황을 가리킵니다. 유배지에서 곤궁한 밥상을 받으며, 한때 먹었던 진미들을 그리워하며 쓴 책이 바로 이것입니다.

그 '도문대작'에서 가장 많이 등장하는 해산물 중 하나가 피문어입니다. 피문어는 대문어(giant Pacific octopus)라고도 불리는데, 여기서 대문어란 우리가 흔히 시장에서 보는 참문어나 돌문어와는 완전히 다른 종으로, 최대 수십 킬로그램까지 자라는 대형 문어를 말합니다. 참문어가 남해나 서해에서도 잡히는 것과 달리, 피문어는 동해에서만 서식합니다. 허균의 고향이 강릉 사천면이니, 어릴 때부터 이 맛에 익숙했던 그가 유배지에서 피문어를 그리워한 건 지극히 자연스러운 일이었을 겁니다.

제가 처음 피문어와 참문어의 차이를 의식한 건 불과 몇 년 전입니다. 그때까지는 그냥 "문어는 다 똑같겠지"라고 생각했는데, 막상 동해산 피문어를 먹어보고 나서 그 생각이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식감 자체가 다른 차원이었거든요.

동해 피문어, 어떻게 다른가

피문어의 상품성을 판단하는 기준은 꽤 까다롭습니다. 상품 가치가 인정되려면 다리 여덟 개가 온전해야 하고, 두부(頭部), 즉 머리 부분에 손상이 없어야 합니다. 여기서 두부란 문어의 외투막 부분을 가리키는데, 쉽게 말해 몸통에 해당하는 둥근 부분이 벗겨지거나 찢어지지 않아야 한다는 뜻입니다. 이 조건이 까다롭기 때문에 피문어 어업 자체가 고난도 작업으로 꼽힙니다.

손질 방식도 참문어와 다릅니다. 참문어를 손질할 때는 소금이나 밀가루를 써서 표면의 점액질을 제거하지만, 피문어는 깨끗한 물로만 헹궈냅니다. 이 과정에서 피문어 특유의 진액이 자연스럽게 씻겨나가고, 살의 탄력은 그대로 보존됩니다. 식감은 참문어보다 훨씬 부드러운데, 이건 단순한 조리법 차이가 아니라 근섬유(muscle fiber) 구조 자체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근섬유란 근육을 구성하는 실 같은 조직인데, 피문어는 이 섬유가 더 촘촘하고 수분 함량이 높아 가열 후에도 퍽퍽해지지 않습니다.


피문어가 조선 시대 명나라 사신 접대에 사용되었다는 기록도 남아 있습니다. 외교 만찬에 올릴 만큼 귀한 식재료였다는 뜻인데, 실제로 수산물 이력 관리 측면에서도 피문어는 고부가가치 수산자원으로 분류됩니다(출처: 국립수산과학원). 강릉 지역에서는 지금도 잔치나 제사에 피문어 숙회가 빠지지 않는데, 육류가 귀했던 바닷가 마을에서 단백질 공급원으로 문어가 얼마나 중요했는지를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강릉 두루치기, 그리고 한 귀어인의 이야기

피문어 요리 중 제가 처음 접했을 때 가장 낯설었던 건 두루치기였습니다. 일반적으로 두루치기라고 하면 돼지고기를 볶아 만드는 음식을 떠올리는데, 강릉식 피문어 두루치기는 완전히 다릅니다. 문어 삶은 물에 문어, 묵은지, 채소를 넣고 자작하게 끓여내는 방식으로, 재료를 따로 볶지 않고 한 냄비에 모두 넣어 조리합니다. 강릉 오촌 마을의 향토 음식으로 전해오는 이 조리법은, 재료 각각의 감칠맛이 국물에 용출(leaching)되는 과정에서 특유의 깊은 맛이 완성됩니다. 여기서 용출이란 식재료 안에 있던 맛 성분이 액체 속으로 녹아 나오는 현상을 말합니다.

제 경험상 이건 좀 다릅니다. 두루치기라는 이름만 보고 자극적인 볶음 요리를 기대했다가는 의외로 담백한 국물 요리가 나와 당황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한 입 먹고 나면 그 오해가 오히려 반가워집니다.

이 요리를 처음 제대로 배웠다는 카누 국가대표 출신의 귀어인(귀어인이란 도시 등 다른 지역에서 어촌으로 이주하여 어업에 종사하는 사람을 뜻합니다) 이야기가 흥미로웠습니다. 3년 전 강릉에 정착해 피문어잡이를 시작한 그는, 현지 토박이에게 요리를 배우면서 비로소 "강릉 시민이 됐다"는 감각을 얻었다고 합니다. 객지에서 바닷가 생활에 적응하는 일이 쉽지 않다는 건 저도 잠깐 어촌 지역에 머물러봐서 알고 있습니다. 새벽 출항, 날씨와의 싸움, 지역 공동체와의 관계. 그 모든 것이 맞물려야 비로소 어떤 음식이 일상이 되는 것 같았습니다.


피문어가 가진 가치를 수치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강원도 동해안 수산물 생산 통계에 따르면, 피문어는 단가와 어획량 면에서 강릉 어가(漁家)의 주요 소득원 중 하나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출처: 강원도청). 귀어인에게도, 토박이 어부에게도, 피문어는 그냥 식재료가 아닌 생계 그 자체인 셈입니다.

강릉에 피문어 두루치기를 먹으러 갈 계획이 있다면, 아래 사항을 미리 알아두면 좋습니다.

  • 피문어는 다리가 온전하고 몸통 손상이 없는 것이 상품으로, 크기가 클수록 부드러운 식감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 숙회는 목 부분을 갈라 가열 시간을 단축해야 식감이 살아나므로, 조리 방식을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 두루치기는 묵은지의 발효 정도에 따라 국물 맛이 달라지기 때문에 계절과 김치 상태에 따라 맛 차이가 납니다.

허균이 유배지에서 입맛을 다시며 그리워했던 그 맛이, 400년이 지난 지금도 강릉 밥상에 그대로 살아 있다는 사실이 개인적으로는 꽤 묵직하게 느껴집니다. 음식은 기록보다 훨씬 오래 남는다는 걸 피문어 한 점이 증명하는 것 같습니다. 강릉을 여행할 기회가 생긴다면, 관광지 식당 대신 사천면 선착장 근처의 작은 횟집에서 피문어 두루치기를 한번 직접 드셔보시길 권합니다. 그날의 밥상이 꽤 오래 기억에 남을 겁니다.


영상에서 소개된 피문어 요리와 관련된 장소 정보는 다음과 같습니다.

해당 영상은 강원도 강릉시 사천면 일대를 배경으로 하고 있으며, 조선시대 미식가 허균의 고향인 강릉의 향토 음식인 피문어를 소개하고 있습니다.

📍 관련 장소 및 정보
지역: 강원특별자치도 강릉시 사천면 (사천진항 인근)

주요 내용: * 동해안에서만 잡히는 피문어(대문어) 조업 현장

강릉 지역의 향토 음식인 피문어 숙회와 피문어 두루치기 소개

전직 카누 국가대표 출신인 김경웅 씨가 귀어하여 운영하는 조업 및 생활상

cookAmor ai 무료 레시피입니다

주방에 있는 재료들을 활용하여 당신의 취향, 식단 요구 사항, 그리고 요리에 대한 호기심을 반영한 특별한 요리를 만들어 보세요.

https://chatgpt.com/g/g-Fc9LCxj34-cookamor

항상 건강하고 행복한 하루 되세요~^^

참고: https://www.youtube.com/watch?v=JA1K6r2mooU

◀ 댓글 ▶ 


소개 및 문의 · 개인정보처리방침 · 면책조항

© 2026 블로그 이름